전두환 정권 시절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저항한 행위도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강화도에서 농사를 짓던 이모(74)씨는 1980년 8월 이웃과 다퉜다는 등의 사소한 이유로 삼청교육대에 끌려갔다. 이씨는 입소생들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휘두르는 군인들에게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게 무슨 짓들이냐. 죄 없는 사람을 데려다 때리는 법이 어디 있느냐"라고 항의했다.
이씨는 폭행을 당하면서도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며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 이씨는 결국 특수교육대에 편입돼 더 혹독한 탄압을 받았고, 이씨의 항의로 구타와 단체기합이 심해지자 다른 입소생들도 이씨를 피할 정도였다. 삼청교육대에서의 폭행으로 이씨는 왼쪽 다리에 장애가 생기자 10개월 만에 퇴소했다.
퇴소 이후에도 이씨는 피해 보상을 주장하며 전두환 전 대통령 등 관련자들을 고소하고 인권유린을 고발하는 활동을 계속해왔다.
이씨는 2001년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에 보상금 지급을 신청했지만 위원회는 4년9개월 만에 민주화운동 때문에 입소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이씨가 재심의를 신청하자 또 다시 5년3개월이 지나서야 같은 이유로 기각했다. 이씨는 지난해 5월 법원에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최주영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이씨가 위원회를 상대로 낸 재심결정기각처분 취소소송(2012구합15647)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씨가 비록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삼청교육대에 입소한 것은 아니지만, 제5공화국 시절 권위주의적 통치방식의 일환이었던 삼청교육대에 순응하거나 침묵하지 않고 직접 대항하고 항의했다"며 "권위주의적 통치에 항거해 민주헌정 질서를 확립하는 데 기여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회복·신장시킨 활동으로 상이를 입은 경우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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